김장 품앗이
요즘에는 식구도 단촐하고 또 점심이나 저녁을 집 밖에서 먹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김치 소비량이 예전보다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또 늦은 겨울이나 이른 봄에도 ― 다소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 채소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김장 규모가 대폭 작아져서
배추 10포기 정도를 김장으로 담그는 집도 있고 아예 김장을 담그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나 100포기, 200포기 규모의 김장을 담갔던 옛날에는 김장은 일년중 대단히 중요한
연례행사였고 주부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집안일'이 아니라 서로 품앗이를 해야만 가능한
큰 '행사'였다.
가까이 사는 친지, 이웃끼리 일이 능숙한 장정, 또는 주부 대여섯 명으로 구성되어 한 집씩
돌아가며 힘든 일을 해주는 이러한 품앗이 전통은 예전 농경사회에서는 모내기, 김매기 등
농사일 전반에 걸친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산업화, 도시화된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주로 전업주부들의
가사노동에서만 찾아볼 수 있으며 점차 이것마저도 사라져가고 있다.
김장 품앗이에서는 일을 도와주러 온 손님들은 주로 절인 채소를 씻어주고 갖은 재료와 양념으로
버무린 속을 배춧잎 사이에 발라넣는 일을 맡는다. 이 일은 하루종일 걸리는 힘든 일이어서
김장 주인은 이들에게 점심식사를 극진히 대접한다.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배추 절이기와 김치속 버무리기는 전적으로 김장 주인이 도맡아서 하므로
일을 여럿이서 하더라도 김치 맛은 집집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김장김치가
익을 때쯤 되면 품앗이를 한 사람들끼리 각자의 김치를 조금씩 나누어 먹어보고 품평회를 하기도 한다.
[ 앞 페이지 | 다음 페이지 | 홈페이지 | 모든 것 ]
인포메카(C)
1995~1996
web@www.Infomecc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