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1917 ~ 1945)
1917년 북간도에서 태어났으며 아명은 해환입니다. 1941년 연희전문대학교를 졸업한 후 1942년 리쿄대학 영문과에 입학, 가을에 도시샤대학 영문과로 전학하였습니다. 그러나 1943년 방학 중 귀국하다가 사상범으로 잡혀 2년 언도를 받고 큐슈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 중 옥사했습니다. 1948년 그의 유고시가 모아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으로 출간되었는데 그의 시세계는 허망한 존재의식, 자아에 대한 내적 응시와 분열, 일제에 대한 항거와 비타협, 조국의 현실과 기독교적 고뇌 등을 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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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하나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별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이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이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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