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낮은 자리에 있었기에 지고히 빛나는 예술, 공옥진

흔히 사람들은 공옥진을 병신춤의 일인자라고 합니다. 멀리 전라도 영광에서 스스로의 말대로 "촌년"이 왔는데 사람들은 줄지어 기다리고 그녀 앞에 울고 웃게 됩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흰옷을 입은 할머니이지만 그녀가 뿜어내는 힘은 대단합니다.

그녀의 집안을 살펴보면 할아버지 뻘인 공창식, 부친인 공대일은 우리 국악사에 우뚝선 판소리의 명인이고 전남 승주군 송광리 추동은 언제나 국악인들의 발걸음이 바삐 움직이던 곳입니다.

공옥진은 걸음마를 배우던 시절부터 북장고 소리를 듣고 태어나 부친으로부터 단체생활하던 시절 김연수에게서 소리를 배워 판소리를 능숙하게 하는 명인이며, 일본에 가 최승희에게 신무용도 배웠고 살풀이에도 능한 능수능란한 몸짓을 할 수 있는 춤꾼이며 단체생활을 하면서 국극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흔히 이야기하는 병신춤의 명인이라 부를 만큼 병신춤을 재주로 피워냈고 더불어 원숭이, 퓨마 등 동물을 모의한 춤까지 추고 있어 전통 예인이면서 예술적 표현력에 왕성함을 보이는 창작인이기도 합니다.




곧 그녀의 몸 여기저기에 모든 재주를 담고 있어 심청전, 흥부전 등을 일인극으로 엮어 노래와 춤, 연기, 모방춤으로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이러한 그녀가 병신춤을 추게 된 경위는 보다 서민의 생활에 가까워지려는 그녀의 몸짓이었습니다.

땅콩 이삭을 줍다가 엄지 손가락이 부어 있기도 하고 못난 나무이삭을 줍다가 주인한테 들켰는데 주인이 천하에 유명한 공옥진이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한 개라도 더 줍는 그녀는 시골의 억척스런 할머니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그녀의 삶이 표출되는 그녀의 춤사위는 언제나 관객을 운집시키고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