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 1936 - )

1959년 , <라울전> 이 <<자유 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했습니다. 대표 작품으로 소설 <광장>, <소설가 구보씨 의 일일>, <화두>,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 등 다수 의 작품이 있습니다.

<광장>

이 <광장>은 분단 소설의 효시로, 처음 4.19혁명의 정치사 속에서 구시대 청산, 혹은 남한 사회 비판의 동기로 태동되었으나, 주인공의 행적을 둘러싼 서사 구조의 성격상, 분단 현실 전체를 비판하는 분단 소설의 성격을 지닌 것이다.

<광장>은 이후 계속된 개작의 과정을 거쳐 분단 시대를 사는 윤리학적 교과서의 성격을 지닌 분단문학의 전범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남북 이데올로기 속에서의 분단적 상황 인물의 전형성을 지니고 있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3천톤의 인도 배인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단장을 하고 동지나해를 달리고 있었다.

이명준은 철저한 공산주의자 이형도의 아들이었다.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한 이명준은 서울에서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는 박헌영과 함께 월북하게 된다. 그러자 이명준은 아버지의 친구 집에서 기식하며 대학 철학과에 다녔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무관심하며, 넉넉한 집안의 윤애와 사귀었다. 그러나 남한의 치안 당국자들은 그의 아버지의 일을 연관하여 이명준을 고문하였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명준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어느 뱃사람의 제의를 받아 이상적인 사회를 기대하며 북으로 향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가 본 것은,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서 일하는 보람이 아니라, 위선과 독선, 치사한 아첨과 비굴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서 그는 국립극장의 무용수인 은혜를 알게 되었다. 그 후 6.25가 터지고 명준은 서울로 내려와 군관 신분으로 우익 사상범들을 다루는 데 거기에서 뜻밖에 태식의 아내가 되어 있는 윤애를 만나게 된다. 명준은 윤애를 농락하고 태식을 처형한다. 그리고 자원해서 낙동강 전선으로 나갔다.

낙동강 전선에서 그는 간호원이 되어 온 은혜를 만난다. 둘은 아비규환을 이룬 전선의 어느 동굴에서 다시 사랑을 맹세하지만, 유엔군의 포격과 폭격에 은혜는 죽고, 명준은 포로가 된다. 휴전이 성립되고, 포로 수용소를 나오게 되자 그는 중립국으로 갈 것을 희망했다.

그들을 태운 송환선은 인도로 가는 항해에서 남지나해를 지난다. 뱃길에서 그는 평소에 익힌 영어 덕으로 통역을 보며 그간 친해진 선장과 스스럼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된다. 그는 푸른 파도를 가르며 가는 배의 갑판 위에서 심한 고독을 느꼈다. 그리고 바다를 푸른 광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중 명준이 탄 배에는 한 사람의 실종 사실이 선장에게 보고된다. 이튿날, 타고르호는 한 사람의 선객, 이명준을 잃어 버린 채 남지나 해를 지난다.

<회색인>

비내리는 가을 저녁에 독고준의 하숙집으로 그의 친구인 김학이 찾아온다. 독고준은 술을 마시며 학술 동인지 <갇힌 세대>에 들라는 김학과 한바탕 논란을 벌인다. 독고준은 학을 보내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공상과 상상이 혼합된 여행을 떠난다.

그의 유년 시절로부터 시작되는 이 부분에서, 철조망 넘어 그의 집과 사과밭, 부서진 학교, 월남한 아버지,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지도원 선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자신 등등의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상상의 여행 속에서, 그는 소외되었던 아니 지금까지도 소외되어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현실로 돌아 온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억지로 감싸 안은 채, 이 여사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