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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1904 ~ 1944)
경상북도 도산면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원록, 또는 원구, 원삼이라고 하며, 아명은 영달입니다. 1925년 대구에서 형과 아우 3형제가 의열단에 가입하였으며, 북경 사관학교 제 1기생입니다. 열사 장진홍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3형제가 투옥되었으며, 3년간 옥고를 치를 때 죄수번호가 264번이어서 육사를 호로 삼게 되었다고 합니다. 항일 운동으로 검속, 투옥만 17회가 되었으며, 1943년 4월 중국에서 귀국하자, 동대문 경찰서 형사에게 체포, 북경으로 압송되어 사망하였습니다. 작품세계는 절박한 현실 상황과 조국의 미래에 대한 신념을 높은 차원으로 상징하여 표현하였습니다. 유고시집으로 <육사시집>(1946.10.20)이 있으며, '청포도', '광야' 등의 시가 있습니다. |
청포도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으 ㄹ끓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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