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마젤란은 포르투갈 사람이었으나 오랫동안 인도 제국에서 스페인을 위하여 근무하는 동안
리스본(포르투갈의 수도)과 멀어지면서 스페인 국적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포르투갈은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장악하여 동양과의 향료 무역을 독점하고 있었는데 마젤란은 스페인의
찰스 1세에게 서쪽으로 남미 대륙을 돌아 동양으로 가는 뱃길을 찾으면 포르투갈이 독점하고
있는 향료 무역을 빼앗을 수 있다고 설득하였다.
드디어 찰스 1세의 후원으로 선단을 구성한 마젤란은 포르투갈이 장악하고 있던 브라질 해안을
피해 남서쪽으로 항해하기 시작했다. 거인족(마젤란은 이들을 파타고니아족, 즉 '큰발'이라고
불렀다)이 살고 있는 남미 대륙의 최남단 세인트 줄리언을 지나 망망한 미지의 바다로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폭동이 일어나자 마젤란은 이를 진압한 다음 관습대로 그 주동자를 처형하였다.
세빌레를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10월 21일 처녀봉을 지나게 된 마젤란은 수많은 암초와 눈 덮인
얼음 사이를 뚫고 나가던 중 거센 바람에 맞아 2척의 선박을 잃었으며 그로부터 38일 후에는
그가 수많은 불덩어리의 땅이라고 표현한 티에라 델 휴에고를 지나 드디어 태평양으로 들어섰다.
그 후 물과 식량이 떨어져 쥐를 잡아 먹으며 서쪽으로 항해하던 마젤란 일행은 태평양에 들어선
지 98일 만에 드디어 필리핀 군도에 상륙하였다. 마젤란이 그곳 원주민들간의 전투에 휘말려
사망한 후에도 마젤란 탐험선단의 임무는 절반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이었으므로 지휘권을
넘겨받은 스페인 항해사 세바스찬 델 카노는 남은 두 척의 선박을 이끌고 항해를 계속하였다.
드디어 몰룩카스에서 그들이 싣고 간 물품을 향료와 바꾸는 데 성공한 마젤란 선단은 귀향길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오랜 항해에 지친 나머지 자신들이 개척한 위험한 항로를
포기하고 포르투갈이 장악하고 있는 뱃길을 따라 항해하던 중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하여
트리나다드호를 빼앗기는 등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른 델 카노는 비토리아호만을 이끌고
인도양을 거쳐 세빌레항으로 돌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