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청교도 도덕주의자 크롬웰의 사망(1658년 - 영국)
밤새도록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던 크롬웰이 9월 3일 오후 3시가 되자 혼수 상태에 빠지면서 숨을 거두었다. 영국을 통치한 지 6년째 그리고 그의 나이 66세이었다.
영국인들에게는 매우 엄격한 도덕주의자이던 이 크롬웰 장군은 존경스러우면서도 두려운 인물이어서 그의 사망이 알려지자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슬픔을 느끼고 있지만 감히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놓지 않은 채 궁전의 측근들도 모두 숙연한 자세로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다. 이 분위기를 크롬웰 장군의 정보참모는 "한마리의 개도 짖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거운 침묵만이 깔려 있었다"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6년 전 내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영국 왕실을 뒤엎었던 크롬웰 장군은 우선 영국군의 전병력을 12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독립된 사령관의 지휘 아래에 재편성한 다음 반란 세력을 견제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도덕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영국인들의 음주벽을 고치기 위하여 극장과 매춘가를 폐쇄한 것이었다. 인간은 성경의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야 하며 인간이라면 그것을 지킬 능력이 있다고 믿는 그의 평소 신조에 의한 것이었다.

어쨌든 그가 가장 곤혹스러워했던 것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군대에만 의존해야 했던 자신의 입장이었으며 영국 의회와 불편한 사이가 계속되고 있었다. 군대를 해산하라고 종용하는 의회 대표들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국민들이 왕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왕관을 쓰기에는 양심이 허락지 않았던 것이다.

크롬웰의 사망 후 그의 자리는 그의 아들 리차드가 이어받았지만 그가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