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고독과 질환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나폴레옹(1821년 - 세인트 헬레나)
나폴레옹이 죽었다. 그는 오늘 오후 2시, "프랑스. 군대. 군대의 우두머리. 조세핀"이라고 중얼거리고는 혼수 상태에 빠졌다. 집안 사람들이 그의 주위에 둥그렇게 앉아 바닷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태양처럼 평화스럽게 숨을 거두고 있는 나폴레옹을 지켜보았다.
그는 51세였고 '보나파르트 장군'이 도망갈까봐 항상 두려워하던 영국 총독 허드슨 로우경에게 당했던 모욕적인 냉대를 감수하며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6년을 보냈다.
나폴레옹은 로우를 비웃으면서 어떤 희열을 느꼈지만 그의 몸이 점점 나빠지자 로우는 다분히 보복적인 태도로 그를 대하였다.

나폴레옹의 종말은 지난 10월 그가 졸도함으로써 자명해졌다. 구토와 식욕 감퇴가 그를 더욱 쇠약하게 만들었다. 그는 충직한 그의 궁중 시종 몬톨롱에게 "등잔에는 이제 기름이 없네"라고 말하였다. 이제, 한때는 탁월한 통솔력으로 마음대로 지배하던 유럽의 전장과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왕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없애버리기도 하던 궁중에서 멀고도 먼 이 화산도의 돌더미 위에서 천재적인 군인의 빛은 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