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헨리 4세를 암살하는 수도승(1610년-파리)
헨리 4세 프랑스의 왕 헨리 4세가 5월 14일 오후 기독교 수도승 프랭코이스 롸바일락의 칼을 맞고 숨진다. 루블에서 아르세날로 여행하던 헨리 4세는 마침 호위병들을 물리치고 몇 명의 남자들만을 데리고 마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는데 마차가 한 지점에서 멈춘 때를 같이하여 마차에 뛰어든 자객의 칼을 가슴에 맞고 "칼에 맞았다"는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며 쓰러진 것이다. 급히 마차를 몰아 루블로 돌아와 의사의 치료를 받았지만 이미 손을 쓰기에는 늦은 상태였다.
헨리 4세를 살해한 빨강 머리의 키가 큰 범인은 근래 헨리 4세가 스페인 기독교세력과 오스트리아에 선전포고를 한 것에 격분하여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어쨌든 이 자가 어떠한 모반 계획에 가담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헨리 4세의 살해 소식이 전해진 파리 시내는 온통 슬픔에 잠겨있다. 20년 동안 평민들에게는 크나큰 슬픔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 그의 왕관은 올해 여덟살 된 루이 8세가 이어받게 되었다. 그러나 헨리 4세는 생전에 미리 전쟁터에 나가 자리를 비울 경우에 대비해 그의 부인 마리 드 메디치가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게 준비해 놓았기 때문에 당분간 메디치 왕비가 루이 8세를 대신해 나라를 다스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