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한 세대를 완전히 파멸시킨 제1차 세계 대전(1918년 - 유럽)
제 1차 세계대전의 발발 "나팔이여 소리쳐라, 죽음의 잔치를!" 루퍼트 브로크는 이렇게 자신의 심정을 글로 표현했고 로렌스 빈욘은 애도문에서 "결코 그들은 살아남은 우리들처럼 늙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글귀도 10,000,000명의 전사자를 낳은 극악무도했던 전쟁을 표현하기에는 흡족하지 못했다.
십자가의 물결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전쟁 묘지, 바다 밑에는 얼마나 많은 무명 용사들이 묻혀 있을 것인가.
국가별로 나누어진 전상자들의 통계 숫자를 보면 러시아가 단연 수위를 달리고 있고 그 다음이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프랑스 그리고 거의 백만이 넘는 전상자를 낳은 영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한 세대를 완전히 파멸시킨 이 전쟁의 참상을 가장 절실히 느끼고 있었던 사람들은 양쪽 진영의 저술가들이었다. "가축처럼 죽어 나가는 이들에게 어떤 방울을 달아줄 것인가." 윌프레드 오웬의 표현이었다. 이 전쟁에 직접 참전했거나 전쟁의 피해로 사망한 이들 가운데는 브로크와 같이 성공적인 장래의 꽃봉오리를 꺾인 사람들도 많았다.

이삭 로젠버그와 에드워드 토마스 그리고 서부전선에 투입된지 일주일 만에 전사한 시인 오웬이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참호 속에서 씌어진 오웬의 시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내 시의 대상은 전쟁, 전쟁의 비참...... 비참함 속에서 시가 나온다."

그러한 시인들 중에서 요행이 생존한 인물 중의 하나인 지그프리트 사순은 한 세대를 완전히 파멸시킨 전쟁의 책임을 병사들의 생명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전쟁 지휘관들에게 돌려 그들을 공개적으로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으며 그에 대한 반항의 표시로 자신이 받은 훈장을 메르세이강에 던져버렸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광적인 반항이 그에게 가져다 준 것은 포탄 충격 환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으로 끌려간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