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의 보호와 재판의 공개


상지대학 법학과 지적재산권법 담당 교수 윤 선희
상지대학 대학원 법학과(서울대학 법학과졸 법학사) 김 지영

1.문제의 제기

우리나라는 1992년 12월 15일부로 개정 시행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 안에 영업비밀 보호 규정을 두어 재산적 정보의 보호 및 정보유통의 원활화를 확보하고 자 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영업비밀에 관한 보호가 법적으로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영업비밀 침해의 양태에 따라서는 민법상의 불법행위가 인정될 수 있으며, 형법상의 범죄 행위가 성립될 수 있어 民刑事上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영업비밀 그 자체에 대한 보호라기 보다는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한 판단이라 할 수 있으며, 영업비밀 보호 규정을 신설한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은 영업비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그 자체로서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의 소산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보호법규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영업비밀과 관련한 민사소송1996.2.29 선고 95나14420 판결, 서울지방법원 1995.3.28 선고 94카합12987판결 등은 극히 드물며, 형사 구제 절차 역시 종전과 같이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따른 절도죄 대법원 1981.3.24 선고 80도2902 판결,대법원 1986.9.23 선고 86도1205 판결 등 내지 주거 침입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1990.6.22 선고 90고단152 등과 같은 부수적 법익과 관련한 것이 이용되고 있다. 즉 영업비밀 보호입법의 배경이 되었던 영업비밀 유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이를 방어하고자 하는 기제가 마련되었음에 도 불구하고 방어 기제의 활용이 없는 것이다. 이는 비밀성을 그 본질적인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영업비밀에 있어 그 보호를 위한 현행 민사 구제 절차가 재판 공개의 원칙에 공개되어야 한다는 문제점에서 비롯하였다.
예컨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따른 금지를 청구하는 원고는 소장의 청구취지 중에 금지를 구하는 피고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상당 정도 특정해서 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공개를 전제로 신규의 유용한 발명에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하는 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이 침해된 경우의 특정과 비교하여 영업비밀은 그 특정의 방법 및 정도 등에 대한 논의 역시 미흡하다 아니 할 수 없다.다만 여기에서는 그 자세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본 주제와 관련한 부분만을 다룬다.
또한 소장의 청구원인 중에 피고의 침해행위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원고 자신의 영업비밀이 어떠한 내용의 것인가를 상당 정도 기재하지 않을 수 없다. 소장의 청구취지 중에 피고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특정할 필요가 없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원고는 청구원인 중에 손해배상청구권에 발생을 근거지우기 위해 침해된 원고의 영업비밀의 내용을 상당 정도 기재하지 않을 수 없다. 피고 역시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反證으로서 법원에서 자신의 영업비밀을 공개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재판 절차는 공개재판주의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어 위와 같은 영업비밀 관련 재판 역시 공개되어 진행되지 않을 수 없다. 즉 우리의 헌법은 비록 단서 규정을 두고 있으나, 재판의 심리와 판단은 공개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헌법 제 109조), 법원조직법 역시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하도록 하고 있고 (동법 제 57조 1항), 민사 소송에 있어서 변론 공개의 규정에 위배될 때에는 절대적 상고이유에 해당되도록 하고 있다(민사소송법 제 394조 제 1항 5호). 또한 우리나라의 민사소송법은 '當事者나 利害關係를 疏明한 제3자는 소송기록의 閱覽, 謄寫 또는 그 正本,謄本이나 抄本 또는 訴訟에 관한 사항의 증명서의 교부를 법원 사무관등에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자칫 공개 재판이나 자유로운 소송기록의 열람을 통하여 영업비밀의 競業者나 일반 제3자에게 공개되어, 영업비밀의 그 본질적인 속성이라 할 수 있는 비밀성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그 존립의 기초를 상실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이 글에서는 영업비밀 보호와 관련한 현행 민사구제절차의 문제점을 재판 공개의 원칙과 소송 기록의 열람에서 찾고 그 제한책을 살펴 보겠다.

2.재판공개의 제한

재판의 공개 원칙을 정하는 헌법의 명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독일의 경우에 재판의 공개는 헌법상의 원칙이 아니라고 해석된다 Baumbach/Albers,Zivilproze or dnung,47.Aufl,GVG bers. 169 Anm.2 ; BVerfGE 15,307.독일의 법원조직법 역시 제 169조에서 '受訴법원에 있어서 변론은 판결 및 결정의 선고를 포함해 공개한다' 라고 하여 민사소송절차상의 공개 원칙을 확인하고 있으나 이에 대하여서도 넓게 그 제한이 허용되고 있다. 특히 영업비밀과 관련하여 동법 172조 2호는 '營業上,事 業上,發明上 및 稅務上의 비밀이 언급되는 경우에 이에 대한 공개적인 진술을 통해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법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에 법원은 審理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공개를 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경우에도 법원은 在廷하는 자에 대하여 審理를 통하여 또는 사건에 관한 官公署의 문서로부터 알게 된 사실에 관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법 제 174조 제 3항).미국의 경우 역시 통일영업비밀법(UTSA) 제 5조에서 '이 법률에 의한 소송에 있어서,법원은 문제된 영업비밀의 비밀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존하여야 하며, 그 방법은 증거공개절차(discovery)에 관련된 보전명령 (protective order)를 내리는 것, 비밀심리를 갖는 것(in-camera hearings)를 갖는 것, 소송기록을 봉인하는 것, 그리고 법원의 사전승인 없이는 문제된 영업비밀을 공개하지 말 것을 소송관계인에게 명령하는 것이 포함된다'는 규정 In an action under this Act, a court shall preserve the secrecy of an alleged trade secret by reasonable means, which may include granting protective orders in connection with discovery proceedings, holding in-camera hearings, sealing the records of the action, and ordering any person involved in the litigation not to disclose an alleged trade secret without prior court approval.을 두고 있다. 따라서 재판에 따른 영업비밀의 보호에 있어 미국이나 독일과 같은 경우에는 그 비밀성을 보장할 수 있다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헌법은 제 27조 제 3항에서 형사피고인에 대하여 신속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면서,다시 제 109조 본문에서 재판공개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며, 다만 그 단서 규정에서 '審理는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그 예외를 두고 있다. 이러한 재판공개원칙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권영성,헌법학원론,법문사,1994,1124- 1125면 참조.) 公開의 對象은 재판의 '審理와 判決'이므로

재판의 공개에는 당사자공개 개념과 일반공개 개념으로 나누어 지는데,특히 헌법 제 109조상의 재판공개 개념은 일반공개 개념의 것이다(松井茂記,"裁判の公開と 「秘密」の 保護 (-)",民商法雜誌,106券 4號,431면 참조). 이에 재판공개원칙의 예외에 대하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예외 규정은 공익 목적을 위한 비공개의 경우 만을 규정한 것이고,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위한 비공개에 관하여서는 비송사건절차 법(제 13조)과 가사심판법(제 18조)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견해 허영, 한국헌법론,박영사,1991,991면. 민사사건의 非訟化와 함께 민사사건에서는 형사사건과 달라 당사자 공개에 의하여 그 목적을 達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공개의 철저가 오히려 개인의 이익에 반하고 분쟁의 적정 신속한 해결을 저해시킬 수 있으므로 민사사건의 공개심리주의에 대해서는 입법론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이시윤,민사소송법,박영사,1991,461면).도 있다. 그러나 비공개를 인정한 위 규정은 비송절차가 갖는 특수성에 기한 것이다. 즉 실체적 권리 의무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법원이 후견적 감독적 입장과 합목적성의 견지 에서 재량권을 행사하여 사인간의 법률관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비송절차에서는 굳이 그 절차를 비공개로 하였다 하여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설명이 순수한 소송 절차라 할 수 있는 영업비밀 관련 소송에 그대로 받아 들여질 수는 없다 하겠으며, 영업비밀과 관련한 소송의 비공개는 헌법 단서 규정의 사유 내에서 판단 되어야 하겠다.
재판의 공개 원칙은 헌법 제 27조 제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 원리이다 이는 즉 재판의 공개원칙은 소송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함으로써 여론의 감시하에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소송당사자의 인권을 보장하며, 나아가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데에 그 제도적 의의가 있다. 따라서 재판 공개원칙의 운용은 재판을 받을 권리의 충실한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재판공개의 원칙을 관철한다면 당해 영업비밀이 공지의 상태에 놓인다 할 수 있다. 즉 비록 방청인이 다수 참관하는 것에 의해 곧바로 영업비밀이 그 비밀성이 상실된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거기서 확대되는 것에 의해 또는 보도에 의해 공연히 공지될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겠다. 더욱이 방청인의 수가 제한되어 근소할지라도 그 중에 競業者가 있을 경우, 그자가 在廷하여 취득한 정보의 사용을 금지할 수 없으므로 (김상우,"영업비밀의 법적 보호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3.2,130면), 비록 당해 사건에서 그 보호가 인정되는 영업비밀이라 할지라도 영업비밀 보유자는 당해 영업비밀에 관한 한 더이상의 보호는 불가능해질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재판을 통한 영업비밀의 보호는 유명무실화된다 할 것이며, 영업비밀 보유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그 실현 원리에 의해 박탈되는 결과는 낳게 된다. 따라서 영업비밀 보유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영업비밀 관련 소송에 있어 재판공개의 원칙은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영업비밀의 보호에 있어 그 소송의 비공개가 헌법의 단서 사유에 해당하는가에는 영업비밀은 개인의 사익에 관련된 사항으로 안녕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리의 비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소극설 (강영수, "영업비밀의 민사적 보호에 관한 연구",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93.2,100 면)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재판공개의 원칙에 대한 예외가 실무상 연구는 이루어질 수 있어도 특별규정이 없는 기업비밀에 관한 소송을 공개재판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비공개로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견해 역시 소극설이라 하겠다( (金文煥,"營業秘密의 法的 性格",37면)과 영업비밀 소송의 비공개는 곧 영업비밀 보유자로 하여금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는 공공질서 또는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는 바 안녕질서를 이유로 재판의 공개를 금할 수 있다는 적극설 (윤선희,영업비밀개설,법경출판사,1991,53면.)로 나누어 진다 (이는 현행법상 영업비밀은 재판공개로 인한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이를 현행법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기 위하여 편의상 소극설과 적극설로 나누어 보았다.) 이에 먼저 재판의 비공개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임을 밝히면서 그 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영업비밀 보호 규정에 대한 입법과정을 살펴보면 이를 단행법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부정경쟁방지법 속에 포함할 것인가에 관하여 논의가 있었으며, 후자의 입장을 따르게 되었다. 즉 直接的이거나 競業關係의 有無에 관계없이 경제활동에 있어서의 부정한 행위를 의미하는 광의의 부정경쟁행위 속에 영업비밀의 침해행위는 포함된다는 의미에서 영업비밀 보호 규정을 부정경쟁방지법 속에 규정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작업시에 고려한 영업비밀의 보호의 법적 형태에 관하여는 특허청,"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입법초안(1991)",5면; 특허청,"영업비밀,왜 보호하여야 하는가?(1991)"23-24면 등 참조.) 그렇다면 영업비밀의 보호가 갖는 성질의 파악은 부정경쟁방지법과의 관련 속에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질서는 사유 재산제를 바탕으로 자유경쟁을 존중하는 자본주의적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헌법은 전문에서 '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 119조 제 1항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하고 있으며, 제 15조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규정하여, 우리의 경제질서가 원칙적으로 자유경쟁에 입각한 시장경제질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경제 질서에 있어 자유 경쟁 내지 경쟁행위는 그 필수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경제질서라는 개념 자체에서 알 수 있듯 경제 질서 내의 활동, 즉 경쟁행위는 일정한 당위의 법칙 내지 사회규범이 지켜지는 상태에서의 것이어야 한다. 이에 법은 경쟁행위의 공정성 담보가 우리 경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임을 확인하고, 비록 그 행위가 재산권 보장으로서의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을지라도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파괴하는 비건설적 비기여적 경쟁행위인 경우에는 이를 규제하고 있으며, 특히 부정경쟁방지법을 두어 私人의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행위의 금지 및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의 임무는 동법 제 1조의 목적 조항에서도 확인된다. 즉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 상호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행위와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연혁적으로 부정경쟁행위의 규율이나 타인의 영업비밀 보호가 불법행위의 특별법적 논리로서 발전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법제도 안에서는 거래질서의 유지라는 공익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이 곧 영업비밀이 갖는 지적 재산권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즉 영업비밀의 보호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私益과 함께 거래 질서의 유지라는 公益을 함께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영업비밀의 보호는 단순히 私益의 보호에 그친다는 소극설의 논거는 설득력이 없다 하겠다) 실제로 입법과정에서 영업비밀 보호 입법의 필요성은 영업비밀 보유자의 보호보다는 건전한 경쟁질서의 확립과 원활한 정보의 유통이 강조되었다(이우권, 기업의 영업비밀의 보호와 관리전략(1),발명특허,94.3.,51-52면 참조). 한편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만약 영업비밀 관련 재판이 공개된다면 재판을 통한 영업비밀의 보호는 유명무실화된다 할 것이며, 영업비밀 보유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그 실현원리에 의하여 박탈되는 결과는 낳게 된다. 나아가 재판을 통한 영업비밀의 공지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한 영업비밀에 대한 경업자의 무임승차행위를 방조함으로써 자유시장경제의 경쟁질서 내지는 선량한 풍속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염려가 있다. 따라서 건전한 거래 질서의 확보라는 영업비밀 보호입법에 충실을 기하고자 하며 영업비밀 보유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현한다는 관점에서 재판공개 원칙의 예외 규정 적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함께 영업비밀 관련 재판에 관한 소송관계인 및 在廷者에 대하여 守秘義務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입법도 필요하다 하겠다.)

3.소송기록 열람의 제한

이상에서 우리는 영업비밀의 보호와 관련한 소송절차의 비공개를 판단하였다. 그러나 口頭辯論의 原則이 形骸化된 현재의 법 상황에서 사실 재판 절차의 진행과정에서 영업비밀이 公知되는 경우는 무척 드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차라리 소송의 심리보다는 소송 기록에 의해 영업비밀의 내용이 외부에 누설될 위험성이 높은 바 재판 공개제도로 인한 폐해를 가장 유효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소송기록 공개 (소송기록의 공개 역시 재판공개원칙의 한 실현형태이다. 따라서 그 공개 및 제한의 근거 논리는 재판공개의 원칙 내에서 판단된다 하겠다.) 의 제한이라 하겠다. 소송기록의 공개와 관련하여 독일은 당사자는 소송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또한 이들에 관해 書記課로부터 그 正本(Ausfertigung) 抄本(Auszug) 및 謄本(Abschrift)을 교부받을 수 있으며(독일 민사소송법 제 299조 제 1항), 裁判長(der Vorstand des Gerichts)은 양당사자의 事前同意가 없어도 법적 이익이 소명된 경우에 한하여 제 3자에게 기록의 열람을 허락하고 있다 (동조 2항). 이에 제 3자가 소송기록을 열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의 동의를 얻거나 법적 이익을 소명하여야 하며, 이 경우에 있어서도 열람을 허가하느냐 여부는 재판장의 재량에 속하고, 일반적으로 그 결정에는 당사자의 비밀유지의 이익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독일에서는 영업비밀 소송에 관하여 소송기록 열람등에 의한 영업비밀의 비밀성 상실은 문제되지 않는다 하겠다. 미국의 경우 역시 증거공개(discovery)에 의해 수집되어 재판소에 수집된 자료에 대해서는 열람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소송절차는 증거공개(discovery)와 공판(trial)이라는 2단계로 되어 있고 각각에 대해 공개원칙의 적용이 문제가 된다.그러나 공개제한명령에 의해 영업비밀,기타 비밀로서 취급되어야 할 조사,연구 및 상업상의 정보가 공개되어서는 안될 것 또는 일정한 방법에 의해서만 공개될 것 등으로 광범위하게 제한된다.)
소송기록의 공개와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민사소송법 제 151조 제 1항에서 '당사자나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 3자는 소송기록의 열람,등사 또는 그 정본, 등본이나 초본 또는 소송에 관한 사항의 증명서의 교부를 법원사무관등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한정된 자에게만 소송기록의 열람등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현행 소송절차상 영업비밀이 제도적으로 노출되거나 누설될 우려가 적다는 견해도 있다 (황의창,영업비밀,육법사,1992,173 면.)그러나,이러한 소송기록의 열람,등사 등의 제한은 기록의 보존 및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이며, 재판의 공개라는 헌법상의 요구에 부응하여 '이해관계있는 제 3자' 및 '疏明'의 정도를 완화하여 해석할 것이라고 설명된다 (法院實務提要 (民事 上),法院行政處,1987,128면.) 따라서 현실적으로 원고의 경업자에게 소송기록의 열람을 통한 영업비밀의 유출 위험성은 상존한다 하겠다 (강영수, 전게서,102면.) 이에 영업비밀 관련 소송의 기록 열람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이해관계있는 제 3자' 내지'소명' 정도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함께 영업비밀을 비롯한 비밀보호를 위해 기록의 열람을 원칙적으로 소송 당사자에 한정하고 제 3자의 열람을 제한하는 노력이 입법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1996년 2월 2일 일본 法制審議會民事訴訟法部會에서 제시된 일본 민사소송절차에 관한 개정안을 예을 들 수 있겠다. 종전에 일본의 민사소송법은 우리나라에 비해 넓게 소송기록의 공개를 인정하고 있었다. 즉 일본 민사소송법 제 151조에서는 '소송기록은 원칙으로서 누구라도 열람할 수 있고, 소송기록의 공개가 제한되는 것은

그러나 일본 민사소송법 개정안에서는 비밀의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록 열람의 제한 규정을 두고있다 (외국의 민사소송,법원행정처,1996,163-164면 참조.)
1.다음의 열거한 사유에 대하여 소명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당해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당해 소송기록중 당해 비밀이 기재되거나 또는 기록된 부분의 열람 혹은 등사 혹은 그 정본,등본 혹은 초본의 교부 또는 그 복제(이하 「비밀기재 부분의 열람 등」이라고 한다.)를 청구할 수 있는 자를 당사자로 제한할 수 있다. 2.1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신청에 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제3자는 비밀기재 부분의 열람 등을 청구할 수 없다.
3.비밀기재 부분의 열람 등을 청구하려고 하는 제 3자는 소송기록이 있는 법원에 대하여 1.에 규정한 요건을 흠결한 것 또는 이를 흠결하기에 이른 것을 이유로 하여 1.의 결정의 취소의 신청을 할 수 있다.
4.1.의 신청을 각하한 재판 및 3.의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 항고를 할 수 있다.
5.1.의 결정을 취소하는 재판을 확정되어야만 그 효력을 발생한다.

4.柔軟한 訴訟의 運營

영업비밀 관련 소송은 아직 그 정형을 이룰 만큼 많지 않으며 그 운영에 있어서도 논의의 여지가 많이 있다 하겠다. 특히 영업비밀은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재판 공개라는 문제점과 아울러 보다 유연한 소송의 운영이 필요시 된다. 이에 참고로 日本 奈良地方法院 判決 (후세코 쟈판(フオセコ ジヤパン)사건(奈良地判 昭和 45.10.23.),知的財産權硏究會 編,最近 企業秘密,ノウハウ判例集,1989,487-496 면.)과 우리나라 서울 고등법원의 판결 (1996.2.29 선고 95나14420 판결)을 들어 그 유연한 소송 운영의 예를 살펴 보고자 한다.